[더코리아-서울]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려는 시도는 최소한의 인권도 존중하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학생인권조례를 서울시민과 함께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 서울특별시의회 「인권․권익향상 특별위원회」에서 오늘 오전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는 의안을 심의했습니다. 또다시 학생인권조례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 작년 말, 시민들이 법원에 제기한 서울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의 수리 및 발의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졌고(서울행정법원 2023. 12. 18.), 시의회 또한 이를 존중하여 폐지안 심사 의결 기간을 스스로 연장(2023. 12. 22.)하였습니다. 이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보다 충분히 공론화하여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서울특별시의회의 의사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여당 의원들로만 구성된 인권특위에서 갑작스럽게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어야 학생과 교사의 권익을 보장할 수 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와 「학교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가 제정될 예정이니 학생인권조례는 필요없다는 논리로 일방적이고 변칙적으로 처리했습니다. 같은 이유라면 학교 구성원의 권리와 관련된 다른 조례들 역시 모두 폐지되어야 합니다.
▢ 또한 법원의 결정으로 집행정지 상태인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이미 시의회에 계류 중임에도 인권특위에서 이와 별도의 변칙 안건을 심의하여 본회의에 상정을 의결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 더욱이 「학교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는 교원의 교육활동에서의 권한과 학생의 학습권을 비롯하여 학내 갈등의 조정과 민원 절차 등의 한정된 내용만 담고 있어 학생인권조례의 대체 입법이 될 수 없습니다. 이 조례는 교원의 교육권과 생활지도를 중심으로 구성원 간의 갈등을 조율하는 조례로서, 학생인권조례와 상호 보완적 관점에서 병존할 수 있습니다.
▢ 서울시교육청은 작년 10월 학생인권조례의 일방적 폐지가 아닌 학생의 책임과 의무에 관한 내용을 담은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개정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하였고, 다양한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정책들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 그럼에도 서울시의회 인권특위는 개정과 보완에 대한 논의조차 없이 폐지 그 자체를 목적으로 변칙 심사했습니다. 이는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집행정지 결정의 취지와 교육공동체를 무시하는 행위로, 입법의 과정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강행한 폭력적 행태입니다.
▢ 학생인권조례의 바탕이 되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세계 보편으로 작용해야 하는 ‘최소한의 규범’입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공으로 선진국에 진입한 대한민국은 이 최소한의 규범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인권 보장에 있어서도 선진국으로 향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수도이자 글로벌 도시인 서울은 글로벌 인권 도시로 향해야 합니다. 과거로 후퇴해선 안됩니다.
▢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려는 시도는 최소한의 인권도 지키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 폐지 강행의 부당함과 학생인권조례의 필요성을 알리고 설득하기 위해 버스를 활용한 ‘교육감 이동 집무실’운영, 총선 공약으로 제시되었던 학생인권법 제정이나 학생인권 보완 법령의 제정 등을 촉구하며 학생인권을 지키기 위해 적극 행동에 나서겠습니다.
▢ 서울시교육청은 교사의 교육권이 충분히 보장되고, 동시에 학생이 권리의 주체로서 존중받는 공동체형 학교를 목표로 합니다. 작년에 서울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비극 이후 교육활동 보호 4법이 통과되고 아직은 부족하지만 교육활동을 위한 다양한 대책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교육공동체는 갈등을 딛고 회복하고 있습니다. 학교 구성원 간의 권리를 적대적 관계로 규정하고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학생인권조례가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로 또다시 교육공동체에 상처를 입힐 순 없습니다. 교사와 학생 사이에 신뢰와 화합을 깨는 행태를 단호히 반대합니다.
▢ 서울시교육감으로서 공동체형 학교 안에서 학생의 권리가 존중받고 교사의 교육활동 역시 철저히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학생들이 존중받고, 존중받은 학생들은 선생님을 존경하고, 학부모가 함께 협력하는 공동체형 학교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서울시의회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강행하지 않도록 서울시민과 서울교육 공동체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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