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리아-경기 파주] 파주시가 성평등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동참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파주시는 24일(수) 오전 10시 30분, 파주읍 문화극장(파주읍 연풍5길 32)에서 반성매매 시민활동단 클리어링 발대식이 개최됐다고 밝혔다.
반성매매 시민활동단 클리어링(이하 ‘클리어링’)은 성매매 근절, 성매매피해자 인권 회복, 아이들의 교육권과 주거권 보장을 위해 파주시 연풍리에 소재한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지지하며 2024년 2월, 파주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조직으로, 지난 3월 5일(화), ‘우리 아이들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통학로 조성을 위한 성매매집결지 폐쇄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한 바 있다.
이번 발대식에는 지난 기자회견 이후 구성원이 좀 더 증가하여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파주지회, 학부모, 성매매 예방 교육 강사단,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파주읍 주민 등 150여 명이 참여하여 ‘우리 모두의 인권이 차별 없이 소중히 존중받는 성 평등한 파주시 만들기’를 위한 선언문을 낭독했다.
클리어링은 선언문을 통해 성매매를 개인 간의 자유로운 거래 행위가 아닌 성 착취가 발생하는 엄연한 불법행위임을 천명하고,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타인의 몸을 매매하는 업주의 비인도적인 만행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으며, 돈을 매개로 한 성행위는 어쩌지 못하는 욕구가 아니라 일그러진 성문화의 단편일 뿐임을 꼬집었다.
또한 신체의 자유와 안전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되지 못하는 성 착취가 누군가의 생계수단이 되지 않도록 우리 세대에서 반드시 근절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강한 다짐을 표명했다.
발대식에 이어 클리어링과 함께하는 이동시장실에서는 ‘성매매집결지 폐쇄, 시민 여러분의 힘이 필요합니다’는 김경일 파주시장의 호소문이 배포됐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파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성매매집결지 폐쇄와 관련하여 사실과 다른 억측과 오해, 음해와 루머가 조장되고 있다”라며 “파주시장 호소문을 통해 의도적인 오해와 루머를 바로잡는 ‘사실’과 성매매집결지가 반드시 폐쇄되어야만 하는 이유가 담긴 ‘진심’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파주시장 호소문을 통해 ①성매매집결지 폐쇄는 민간 재개발 사업과 전혀 무관하고, ②성매매피해자가 2년간 탈성매매와 자활을 준비할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되어 생계비, 주거비, 직업훈련비를 현재 6명이 지원받고 있으며, ③성매매집결지에 있는 성매매피해자와의 면담이 작년부터 현재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있었다고 밝히며 세간에서 회자되는 여러 억측을 바로잡았다.
이어 돈으로 사람의 몸을 사고파는 성매매는 성 착취가 발생하는 불법행위이기에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현실을 물려주지 않도록 시민들의 동참과 경찰 당국의 강력 단속, 성매매피해자의 탈성매매를 호소했다.
계속된 이동시장실에서는 연풍리에 소재한 학교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로 조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 추진을 건의했고, 무엇보다 2023년 파주시에서 추진했던 학부모 대상의 ‘우리 아이 성교육’을 통해 젠더 폭력의 실상과 건강한 미래세대 키우기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며 향후 학생, 학부모 등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집결지 관련 교육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해달라는 주문이 가장 많았다. 마지막으로 성매매집결지 폐쇄 이후 어떤 공간으로 조성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시민과 파주시가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클리어링 공동대표 고윤정 학부모는 “시민들이 점차 모이기 시작하는 데는 파주시 성매매집결지 폐쇄가 너무나도 당연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긴 말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라며 “클리어링은 그 누구도 성 착취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그 누구도 성 착취로 경제적 이득을 취득하지 않도록 성매매집결지가 하루빨리 폐쇄될 수 있게 열심히 뛸 것”이라고 밝혔다.
성매매집결지 폐쇄 관련 파주시장 호소문
성매매집결지 폐쇄, 시민 여러분의 힘이 필요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파주시민 여러분.
전국의 반성매매 활동가 여러분.
저는 오늘 반성매매 시민활동단 ‘클리어링’의 발대식에 맞춰
그간 파주시의 성매매집결지 폐쇄와 관련해
세간에서 회자되는 여러 억측과 오해를 바로잡고,
왜 파주시가 시민과 함께 성매매집결지를 폐쇄하려 하는지를 설명드리고
더 많은 시민 여러분이 함께 해주실 것을 호소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는 지난해 파주시 1호 결재사업으로
‘성매매집결지 정비계획’을 천명한 뒤부터
파주읍 연풍리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추진해 왔습니다.
1년 넘게 추진해 오면서 저는 성매매집결지가 그동안 폐쇄되지 않고
존속해 온 이유를 헤아려 보았습니다. 크게 3가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첫째는 오랫동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경찰과 검찰 등 공권력이 불법의 현장인 성매매집결지를 묵인하면서 사실상 성매매를 허용한 채 방치해 왔다는 것이고,
둘째는 너무나 예전부터 존속해 온 탓에 많은 사람들이 이에 무감각해지고 무관심했기 때문이며,
셋째는 한때 포주라 불렸던 업주가 지역사회와 너무 유착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취약한 여성들을 불법적인 선불금으로 옭아매고,
심지어 막대한 돈을 벌기 위해 인신매매까지 자행하며
성매매피해자를 끊임없이 착취하는 악순환이 계속됐기 때문입니다.
이 세 가지 이유가 서로 얽혀 들어가면서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성매매피해자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보장받는
신체의 자유와 안전의 권리를 빼앗긴 채 성매매를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이상 불법을 묵인하지 않기 위해,
성매매피해자의 탈성매매와 건강한 사회복귀를 통한 인권 회복을 위해,
미래 세대에게 성매매라는 부끄러운 유산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더 나아가 성매매를 허용해 온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사회구조를 해체하기 위해,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파주시의 이러한 원칙과 의지가 곡해되고
사실과 다른 억측과 섣부른 오해로 갖은 협박과 음해,
거짓 소문들이 잇따르며 시민들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고 있기에
이를 다시 한번 바로잡으면서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꼭 완결해야 할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첫째, 성매매집결지 폐쇄는 재개발과 무관합니다.
일각에서는 재개발을 통해 파주시가 모종의 이익을 얻고자 강제철거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합니다.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성매매집결지를 포함해 파주 1-3 재개발 사업은 민간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파주시와 전혀 관계가 없으며, 행정대집행을 통해 성매매피해자를 상품으로 전시하는 일명 ‘유리방’ 등 건축법에 따라 불법 증축된 위반 건축물을 일부 철거한 것입니다.
둘째, 파주시는 성매매피해자의 탈성매매와 자활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놓았고, 현재까지 6명이 생계비, 주거비, 직업훈련비 등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는 파주시가 성매매여성의 생계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성매매집결지를 강제적으로 폐쇄하려 하면서 성매매여성이 빈손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역시 사실과 다릅니다.
파주시에서는 「파주시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를 제정해
2년간 생계비․주거비․직원훈련비를 지원하고, 2년 후에는 자립지원금도 지원합니다.
성매매피해자에게 18세 미만의 자녀가 있을 경우 별도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타 지자체들이 통상 1년을 지원하고 있는 반면, 파주시는 2배로 기간을 늘려
탈성매매 이후에도 경제적 어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셋째, 파주시는 성매매피해자의 의견을 충분히 들으면서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추진하고 있으나 불법을 묵인하라는 요청은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성매매여성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가 한 차례만 있었을 뿐 충분한 시간이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성매매집결지를 폐쇄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그간 6차례에 걸쳐 저를 비롯해 파주시 부시장 등과의 면담이 있었지만,
이 자리에서 한결같이 “3년 동안 유예기간을 주면 자립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모아서 나가겠다”는 주장만 되풀이해 왔습니다.
사실상 성매매를 묵인해달라는 업주의 주장이
성매매피해자의 입을 빌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되고, 전국적으로 성매매집결지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이뤄지던 2000년대 중후반,
파주시에서 성매매집결지를 폐쇄하려 나서자
업주들은 그때도 3년간의 유예기간을 요구하며 맞섰습니다.
그 결과가 어땠습니까?
성매매집결지는 여전히 건재하고 매일 밤마다 무법지대로 돌변하고 있습니다.
업주는 성매매피해자의 몸을 상품으로 내걸어 이윤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성구매자는 ‘어쩌지 못하는 욕구’라는 말도 안 되는 핑계로 일그러진 성문화를 조장하며 성매매피해자에게 입에 담지 못할 끔찍한 성착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파주 성매매집결지에 강제적으로 붙잡혀 있다 탈출하거나
탈성매매에 성공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거짓말과 강요에 의해 성매매집결지에 왔다가 탈출한 어떤 분은
“저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나오지 않게 꼭 성매매집결지를 폐쇄해달라”고 말했고,
또 다른 분은 손편지를 통해 폭력과 착취의 현장인
성매매집결지의 실상을 낱낱이 전하며 “꼭 없애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파주시는 성매매를 알선, 권유, 유인, 강요하는 행위를 하는 업주,
성매매 장소를 제공하는 건물주, 성 구매자 등이 행하는 불법행위에 엄중하게 대처하려 하는 것일 뿐입니다.
제가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추진하면서 가장 용납하기 힘든 것은 막대한 불법 수입을 올리는 업주는 뒤로 숨고 성매매피해자를 앞세우는 업주들의 행태입니다.
탈성매매에 성공한 성매매피해자의 말을 들어보면
성매매 현장에서 벗어난 뒤에야 업주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합니다. 불법적인 선불금은 갚지 않아도 되고, 성매매를 강요하는 행위는 처벌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성매매를 하고 있다는 걸 가족에게 알리겠다거나 여기서 나가도 반드시 잡아오겠다는 협박과, 사회에서 절대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업주들이 성매매피해자를 길들인다는 것입니다.
성구매자들 또한 온갖 폭력적인 행위로 여성들을 학대하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합니다. 성매매는 개인 간의 자유로운 거래 행위가 아닌 성착취가 발생하는 불법행위입니다. 이런 불법행위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성노동’이 아닙니다.
이에 파주시는 행정대집행과 관련한 법원 판결이 나오는 대로
행정대집행을 순차적으로 계속 진행할 예정이며,
성매매처벌법 상 몰수 및 추징 조항에 따라
성매매 알선 등의 행위를 한 업주 등에 대해 법적 대응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성매매피해자에게 호소합니다.
파주시가 여러분을 지원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신변은 확실히 보호되고 생계․주거․직업훈련비뿐만 아니라
자립지원금과 법률 및 의료지원도 하고 있으니 걱정말고 나오십시오.
벌써 6명이 파주시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용기에 파주시가 화답하겠습니다.
여러분을 두 팔 벌려 환대하겠습니다.
경찰 당국에 호소합니다.
성매매를 알선하고 강요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이고, 법적 처벌 대상입니다.
파주 성매매집결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온 세상이 다 알고 있습니다.
2021년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원역 성매매집결지를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업주를 처벌해 성매매집결지를 폐쇄했던 것처럼
성매매를 알선하는 업주와 성구매자 단속에 적극 나서주십시오.
지난해 체결한 업무협약서에 명시된 것처럼
“성매매집결지 일대를 ‘범죄예방구역’으로 지정하고 성매매 알선 등 업주,
장소를 제공한 건물주 단속을 적극 추진”해 주십시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파주시민 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
파주시가 싸우는 대상은 성매매를 허용하는 사회구조와
착취와 폭력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어온 성산업입니다.
현재 파주시를 비롯한 다른 지자체에서도 성매매집결지를 폐쇄하려는 움직임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는 파주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제입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이러한 부끄러운 현실을 물려주지 않도록,
성매매피해자가 낙인과 혐오, 폭력과 착취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이 연풍리 일대에서 마음 놓고 걸어다닐 수 있도록,
파주시를 성평등 도시로 만들고 건전한 성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파주시의 성매매집결지 폐쇄에 동참해주십시오.
여러분의 힘이 절실합니다.
파주시가 앞장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 4. 24.
파주시장 김경일
<반성매매 시민활동단 클리어링 선언문>
반성매매 시민활동단 클리어링은 우리 모두의 인권이 차별 없이 소중히 존중받는
성 평등한 파주시 만들기를 위해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하나. 성매매는 사람으로서의 존엄을 파괴하는 인권 유린행위이다.
하나. 성매매는 개인 간의 자유로운 거래행위가 아닌 성 착취가 발생하는 불법행위이다.
하나. 자신의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타인의 몸을 매매하는 비인도적 만행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하나. 돈을 매개로 한 성행위는 어쩌지 못하는 욕구가 아니라 일그러진 성문화의 단편일 뿐이다.
하나. 신체의 자유와 안전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되지 못하는 불법행위가 누군가의 생계수단이 될 수는 없다.
하나. 다른 이의 눈을 피해 숨어서 해야하는 떳떳하지 못한 성매매를 우리세대에서 근절하지 못하고 다음세대에 물러줄 순 없다.
하나.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젠더폭력에 노출되지 않는 건강하고 안전한 지역사회 조성을 위해 많은 이들과 연대한다.
하나. 우리 반성매매 시민활동단 클리어링은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함께 걸어가요, 함께 살아가요, 함께 행복해요, 함께 클리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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