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졸업에 이어 하반기 취업 시즌이 다가온 요즘, 라이딩을 즐기며 기분 전환에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과 가장 가까운 시흥 바닷가에서 숨겨온 질주 본능을 일깨워 보자.

시흥과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일대는 자전거를 타기 좋은 지역 중 하나다.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간선도로변에 자전거도로가 잘 닦여있고, 곳곳에 자전거를 탈 만한 대형 공원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월곶역은 공영자전거 대여소가 위치해 자전거가 없는 초보자들이 출발지로 삼기 적합하다.

월곶역 공영자전거 대여소는 크기가 다른 두 종류의 자전거와 2인용 자전거, 안전을 챙겨줄 헬멧 등을 갖추고 있다. 이용료는 전부 무료. 신분증을 지참하면 운영 시간 안에 반납하는 조건으로 누구나 쉽게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가볍게 두어 시간쯤 자전거를 즐기고 싶다면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추천한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은 폐염전의 일부를 보존하고 나머지 구역을 자연 상태로 되돌려 갯벌과 습지 생태계를 복원한 곳으로, 사람의 통행이 적고 도로 폭이 넓어 여유롭게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멋진 풍차와 과거 염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야외 전시 공간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잠시 쉬고 싶을 땐 해수 족욕탕에서 무료 족욕을 즐겨도 좋다.

다만 월곶역에서 소래습지생태공원으로 넘어가는 약 1.3km 구간은 자전거 전용 도로가 아니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997년 인도교로 개조된 소래철교를 넘어갈 때도 반드시 자전거에서 내려 손으로 끌고 가야 한다. 보행자의 편의를 고려하면서 안전한 라이딩을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제부터는 적당히 속도를 내어 달리는 코스다. 바다를 마주 보고 이웃한 인천 남동구와 시흥 배곧신도시에는 해변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어 라이딩뿐만 아니라 산책, 러닝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소래철교를 지나 인천 해오름공원으로 넘어갔다가, 또 다른 도보교인 해넘이다리를 통해 시흥 배곧한울공원으로 접어들면 끝없이 이어지는 자전거길을 따라 마음껏 달릴 수 있다. 해오름공원에선 소래포구 특산물인 꽃게와 대하를 형상화한 다양한 조형물을, 배곧한울공원에선 미래도시 같은 송도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기에 두 눈이 더욱 즐겁다.

배곧한울공원 끄트머리에는 이국적인 풍경으로 유명한 해수풀장과 카페가 있다. 이곳을 반환점 삼아 자전거대여소로 돌아가기 전, 송도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하며 잠시 땀을 식혀보자. 커피를 마시며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땀을 식히면 조금씩 활력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배곧한울공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보자. 공원을 벗어난 자전거는 오이도와 시화방조제를 지나 더 넓은 바다로 향한다. 이때부턴 체력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시화방조제 2/3 지점에 있는 시화나래휴게소까지 편도 10km 이상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전 구간이 바다 근처 평지라 탁 트인 풍경과 함께 속도감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시화방조제 진입 전 맛있는 음식으로 미리 체력 보충을 해도 좋다. 오이도는 시흥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답게 식당이 많은데, 최근에는 조개구이나 칼국수가 아닌 색다른 해산물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인천항과 송도, 서해안의 다채로운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감성 카페들도 눈에 띈다. 시화방조제까지 완주하는 대신 이곳에서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며 하루를 마무리한다면 액티비티에 식도락을 곁들인 완벽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글, 사진: 김정흠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3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