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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산재승인 받았는데" 어느 포스코 하청노동자의 죽음

기사입력 2023.07.2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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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9개월 만에 승인...15일 뒤인 지난 20일 숨져
    불법파견 2심 승소에 산재승인까지 "더 안타깝다"
    유족- 금속노조 장례일정 무기한 연기...파장 확산
    "포스코, 사과조차 없어...재발방지 대책 수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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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포항제철소 선재공장에서 32년 동안 정비를 해온 김태학(56) 씨가 폐암으로 산재신청 1년 9개월 만에 승인을 받았으나 병세 악화로 지난 20일 숨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족들과 금속노조는 장례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고 포스코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숨진 김태학 씨는 32년 동안 포항제철소 선재공장의 롤 정비 일을 하다가 지난 2021년 6월에 폐암 4기 진단을 받았다. 4개월 뒤인 같은 해 10월 산재를 신청해 1년 9개월 후인 지난 5일 산재승인을 통보받았다. 그러나 또다시 병세가 악화돼 지난 18일 병원에 입원했으나 3일 뒤인 20일 끝내 숨졌다.

    고 김태학 씨는 선재공장에서 기계들을 용접, 연마하는 작업부터 베어링 정비 및 세척, 룰 재가공까지 다양한 작업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니켈 분진, 6가 크롬 등 용접흄과 금속흄, 오일미스트, 카본 분진 등에 노출됐다.

    금속노조는 “고 김태환 조합원의 폐암 중대재해 사망은 산업안전보건법령의 안전, 보건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포스코와 롤앤롤 경영진의 책임”이라며 특히 “직업성 폐암에 따른 죽음은 중대재해처벌법 상 중대산업재해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디.

    그러면서 “이 죽음은 포스코에 대한 안전보건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고용노동부와 산재승인을 늦장 처리한 근로복지공단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디.

    또 “고 김태환 씨와 함께 2021년 10월 8일 직업암 집단 산재신청을 했던 다른 노동자 2명은 아직도 산재 처리 결과를 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지난달 29일 숨졌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포스코 정규직으로 입사해 분사한 롤앤롤에서 일하다 폐암으로 2020년 11월 숨진 A 씨의 경우 숨진 그해 11월 25일 산재신청을 했으나 유족은 아직도 산재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근로복지공단을 면담해 조속한 처리를 요구해왔고 근로복지공단 본부 앞에서 1인 시위 등을 진행해 왔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고용노동부와 공단의 늦장 산재승인 처리를 거듭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속노조는 “고 김태환 조합원의 죽음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포스코는 어떠한 조치나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포스코는 유족이 조속히 장례를 치르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고인의 죽음에 대한 공개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현재 포스코 광양-포항제철소에서 일하다 직업성 암 산재를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는 노동자가 3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고 김태환 씨는 지난 1990년 3월에 포스코 입사해 16년 동안 정규직으로 일하다 2006년 포스코가 해당공정을 분사하면서 하청업체인 ㈜롤앤롤로 소속이 바뀌었으나 이후 불법파견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벌여 2심에서 승소한 뒤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던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돼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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