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리아-서울]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교실 풍경이 확 달라진다. 세 가지가 교실과 학교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첫째. 교사들의 손에서 빗자루와 대걸레가 떠난다. 공립초등학교 전 학년과 특수학교 이야기다. 과거의 초등학교에서는 수업 후 ‘청소반장’, ‘청소 당번’이 교실을 치우곤 했다.
이런 풍경이 오래전 바뀌어 교실 뒷정리나 책상 줄 맞추기, 쓰레기 버리기, 청소기안의 먼지 버리기 등은 담임선생님의 몫이 됐다. 판화나 종이 자르기, 찰흙, 수채화 등의 미술 시간이 끝나면 한 시간씩 혼자 교실 청소를 하는 선생님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면 대부분 방과후수업이나 학원을 향해 떠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젠 ‘청소쌤’이 사라진다.
전문적인 청소업체에서 나온 어른들이 아이들 교실을 깨끗이 청소해주게 되었다. 선생님들은 빗자루와 대걸레를 놓고, 그만큼 수업준비 시간을 늘릴 수 있다.
둘째. ‘왜변기’(倭便器)로도 불리는, 쪼그려 앉는 화변기가 학교에서 추방당한다. 초중고 모두에 해당하는 얘기다. 학교에서는 볼일을 꾹 참았다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급히 해결하곤 하던 어린이들에게 다행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셋째. 8살 넘은 낡은 책걸상도 교실을 떠난다. 초등에서 고등학교까지다.
세가지 모두 서을특별시교육청 추가경정예산안 통과의 효과다.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은 “지난 29일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의결한 추경안에 따라 서울학교의 3대 숙원이 풀리게 됐다”라며 “아이들과 교사들이 더 깨끗한 환경에서 성장하고 교육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9일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의결한 예산안 가운데는 청소용역비 예산 113억 원이 담겼다. 화변기 전면 교체예산 392억 원, 노후 책걸상 교체예산 99억 원 등을 포함해 604억 원(113억+392억+99억)의 ‘청결 예산’을 학교와 교실을 위해 쓸 수 있게 됐다.
추경안 통과로 교실과 학교를 떠나는 왜변기(화변기)는 2만3057개(1,055개 학교)에 달한다. 노후 책걸상은 9만8624개나 된다. 교사가 직접 교실을 치우던 초등학교는 565곳, 특수학교 32곳이었다.
특히 화변기 교체는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연차계획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교체하려 했으나 이번 추경을 계기로 속도가 5년 정도 빨라졌다.
추경안에는 서울학교의 3대 숙원사업 외에도 ‘안전예산’을 충분히 확보했다. 학교 소규모 석면 보수(68억 원) 다목적 체육관 공기순환기 설치(114억 원) 전기소방 등 노후 위험시설 개선(1178억 원) 예산 등이 의회 승인을 받았다.
학교 점심(무상급식) 예산도 5080억 원에서 5251억 원으로 171억 원 늘려 잡았다. 물가 급등으로 급식 식재료비가 덩달아 뛰었으나 아이들 한 끼 식사 질이 낮아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조 교육감은 “아이들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과 맛있는 밥을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도 시의회와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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