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가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구내식당 23년 동안 조리원으로 근무한 A 씨가 폐암 판정을 받았다며 사측에 산재 인정을 촉구했다.
금속노조와 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는 지난 29일 근로복지공단 광주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처럼 촉구했다.
앞서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구내식당에서 2000년 10월부터 23년 넘게 조리원으로 일해온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A(60)씨가 지난해 12월 폐암 초기 판정을 받은 뒤 올해 1월 폐암 수술을 받았다.
금속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산재신청 노동자의 폐암이 열악할 작업환경에서 조리흄에 따른 것으로 근로복지공단이 작업성 암으로 승인하고 원청인 금호타이어는 작업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산재 신청인 A 씨는 23년 동안 조리원으로 근무하면서 조리흄이 발생하는 다양한 튀김, 볶음, 구이 요리를 취급했다. 식재료 손질작업 등을 할 때도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조리흄에 더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며 “주방에 환기창이 없고환기시설도 미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천장 환기시설 입구에 기름 떼가 덕지덕지 쌓여 빨아들이지 못해서 조리흄이 노동자를 덮치는 환경”이라며 “환기시설 청소도 제때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더구나 3조3교대와 4조3교대로 교대제 근무를 해 왔고 급식 인원도 학교보다 많았다. 이러한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23년 넘게 일하다 조리흄에 노출돼 폐암이란 직업성 암이 발병한 것”이라며 “근로복지공단은 신청인의 폐암을 산재로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원청사인 금호타이어는 곡성식당과 광주식당 주방의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건강검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환기시설을 개선 정비하고지하에 있는 광주식당의 경우 지상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조리흄이 발생하는 튀김, 볶음, 구이 요리 조리법을 줄이고 바꾸는 대책도 동반돼야 한다. 특히 주기적으로 폐질환 건강검진과 사후관리를 해야 한다"며 "바로 원청 금호타이어가 책임질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고용노동부는 학교 급식종사자뿐만 아니라 집단급식을 하는 대기업 구내식당 노동자에 대한 폐암 및 호흡기 질환 집단 건강검진 및 사후관리도 추진해야 한다”며 “조리흄에 더 노출될 가능성이 중국요리나 닭튀김 등 큰 음식점 종사자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교육부가 추진한 '학교 급식 종사자 폐암 건강검진 관련 지난해 3월 중간결과 발표 이후 1년이 넘었으나 최종보고서가 나오지 않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며 조속한 공개를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그동안 지난해 기아 광주공장 구내식당에서 일하는 조리원 2명이 폐암 진단을 받자 조선대학교병원 직업병 안심센터와 함께 기아차 광주공장 구내식당 조리원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곡성공장 구내식당 노동자 150여 명에 대해 폐질환 집단 건강검진을 진행해 왔다. 검진 결과 곡성식당 A 씨가 폐암에 걸린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 광주공장 구내식당에서 조리원으로 일하다 폐암에 걸린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은 조리흄에 따른 업무상 질병으로 산재승인을 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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