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리아-스포츠] KIA 타이거즈가 2023 스프링캠프를 알차게 마쳤다. 2월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1차 캠프를 갖고 일본 오키나와현 긴쵸에서 2차 캠프를 실시했다. 1차 캠프에서 몸을 만들었다면 2차 캠프에서는 실전을 통해 기량을 점검했다. 13일부터 시작한 시범경기에서 28명의 엔트리를 확정짓고 개막을 맞이한다.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눈길을 받았던 이들은 ‘질롱 트리오’였다. 비시즌 기간 중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호주리그에 참가했던 좌완 최지민, 내야수 김규성, 외야수 김석환이 출중한 기량을 과시했다. 최지민은 140km이 넘는 스피드업을 했다. 타자 앞에서 볼의 움직임이 좋아졌고 변화구의 궤적도 예리해졌다.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어 돌아왔다”는 동료들의 찬사를 받았다. 김규성은 홈런 2개를 터트리는 장타력과 정교함까지 더해진 타격으로 박수를 받았다. 김석환도 힘을 빼는 스윙으로 140m짜리 초대형 홈런을 터트렸다. 작년 부진을 씻겠다는 메시지였다.
2년 차 대도약을 꿈꾸는 김도영과 이적생 거포 변우혁의 타격도 심상치 않았다. 김도영은 탄탄한 몸을 만들어 캠프에 참가해 연일 프리배팅에서 강한 타구를 생산했다. 실전에서도 변화구에 대응력도 좋아졌다. 스냅을 이용한 송구와 몸을 날리는 다이빙캐치 등 수비력도 과시했다. 상대포수의 총알송구에도 2루에 안착하는 도루능력까지 시전했다. 변우혁은 레전드 이범호 타격코치의 조련을 받으며 타격에서 자신감을 찾았다. 타이밍 맞추기와 하체의 중심이동 방법을 깨우치면서 캠프실전에서 홈런 두 방을 터트리는 등 OPS 1.233의 능력을 과시했다.
유망주들의 약진으로 내외야의 뎁스가 확실히 두터워졌다. 주전들이 빠지면 바로 대체가 가능해졌고 활용 옵션도 다양해졌다. 기존 주전들을 바짝 긴장시키는 효과까지 내고 있다. 김도영은 3루와 유격수 모두 가능하다. 3루수 류지혁 뿐만 아니라 유격수 박찬호까지 자극하고 있다. 변우혁은 1루수와 3루수, 지명타자까지 활용할 수 있다. 1루수 황대인과 지명타자 최형우도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 김석환은 좌익수와 1루수 후보로 꼽힌다. 외야 한 자리를 놓고 이창진, 김호령, 이우성과 치열한 경쟁중이다. 수비력이 출중한 김규성은 2루수 김선빈의 뒤를 받치면서 경기상황에 따라 유격수로 이동할 수 있다.
마운드는 왼손왕국으로 변모했다. 환골탈태한 최지민과 더불어 LG에서 2년 동안 37홀드를 챙긴 이적생 김대유가 베테랑의 풍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2022시즌 전역후 5경기에서 마무리급 활약을 펼친 김기훈도 큰 힘이다. 커리어하이를 찍으며 고군분투했던 이준영, 절실한 마음으로 7년차를 맞는 김유신도 실전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기존의 장현식-전상현-정해영(마무리)로 이어지는 우완 JJJ 필승라인에 좌완 필승조까지 투트랙으로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유일하게 신인으로 참가했던 좌완 윤영철도 1군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구속은 140km대에 미치지 않았지만 마운드에서 기죽지 않는 투구로 깊은 인상을 주었다.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이용하는 제구가 좋았고 타자 앞에서 떨어지는 변화구 구사력도 인정을 받았다. 사이드암 임기영과 함께 시범경기까지 5선발 경쟁을 벌인다.
새로운 외국인투수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도 캠프 실전에서 나란히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며 구위형 투수임을 증명했다. 날카로운 변화구에 볼을 쉽게 쉽게 뿌리며 타자들을 제압하며 안정감을 주었다. 앤더슨은 200이닝, 메디나는 180이닝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KIA는 선발진에 확실한 풀타임 이닝이터가 필요하다. 작년 외인투수들은 규정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5강 턱걸이의 이유였다. 외인펀치가 중심을 잡으면 양현종 이의리와 함께 강력한 선발진을 가동할 수 있다. 풍부해진 구원진까지 가동하면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지키는 야구도 가능하다.
캠프를 마친 김종국 감독은 "3년만의 해외 스프링캠프였는데 큰 부상 선수 없이 캠프를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뎁스 강화를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이번 캠프에서 투타 모두 젊은 선수들이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서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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