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리아-스포츠] KIA가 심혈을 기울여서 현역 빅리거 원투펀치를 완성했다. '현역 빅리거' 원투펀치로 가을의 숙원을 이뤄낼 수 있을까.
KIA는 지난 19일,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과 총액 7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35만 달러, 인센티브 15만 달러의 조건이다. 여기에 이적료 25만 달러가 더해졌다.
이로써 KIA는 10개 구단 중 마지막으로 외국인 선수 조각을 모두 마무리 지었다. 스프링캠프 출발을 약 열흘 가량 남겨둔 시점에서야 외국인 선수 영입을 완료했다. KIA가 외국인 선수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방증이다. 영입하려던 선수가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외국인 선수를 말 그대로 '엄선'했다.
■ 외국인 투수 영입 '심혈'...소크라테스, 지난해 계약
지난해 12월 18일, 우선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총액 12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인센티브 40만 달러)에 재계약 했다. 적절한 외국인 타자 매물이 많이 없었던 시장 상황에서 검증된 소크라테스와 3년 연속 동행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 관련해서는 좀 더 심혈을 기울였다. KIA는 최근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완주에 성공한 적이 없었다. 지난해에도 숀 앤더슨, 아도니스 메디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모두 퇴출시켰고 토마스 파노니, 마리오 산체스로 교체해서 시즌을 마무리 지었다.
파노니는 16경기 6승3패 평균자책점 4.26, 산체스는 12경기 4승4패 평균자책점 5.94의 성적을 남남겼다. 파노니는 ‘보험용’으로 재계약을 보류했지만 산체스는 퇴단 수술을 밟았다. 결국 파노니는 KIA의 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 이적료 없이 영입한 크로우, 100경기 넘게 던진 현역 빅리거
KIA는 최상의 외국인 원투펀치 조합을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영입 작업은 10개 구단 중 가장 더디게 진행됐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고 해를 넘겼다. 결국 지난 7일 현역 빅리거 출신 윌 크로우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계약했다.
크로우는 2017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2라운드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지명을 받았고 2020년부터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고 2021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되어 지난해까지 뛰었다. 빅리그 통산 94경기(선발 29경기) 10승21패 16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5.30의 성적을 남겼다.
피츠버그에서는 지난 2021년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26경기(25선발) 4승8패 평균자책점 5.48을 기록을 했지만 2022년 불펜 투수로서 60경기 6승10패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4.38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어깨 통증으로 메이저리그에서는 5경기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66의 성적에 그쳤고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14경기(3선발) 1승1패 평균자책점 4.33의 기록을 남겼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통산 성적은 25경기(12선발) 1승5패 평균자책점 5.49의 기록을 남겼다.
우선 크로우는 빅리그에서 100경기 이상 버텼고 당장 현역 빅리거 출신이었다. 지난해 어깨 부상이 있긴 했지만 크로우만한 빅리거 경력자를 찾기는 힘들다. 경력 만큼은 KBO리그에 올 수 있는 최상급 선수였다. 무엇보다 피츠버그에서 방출을 당하면서 이적료 없이 오롯이 선수에게 100만 달러를 투자할 수 있었다.
심재학 단장은 “크로우는 뛰어난 구위가 장점인 우완투수로, 최고 구속 153km의 빠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가 위력적인 선수”라고 설명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한 만큼 경험이 풍부해 구단 선발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풀타임 선발로 뛰던 2021년 크로우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3.7마일(150.8km)였다. 2022년 불펜으로 활약할 때는 구속이 조금 더 상승해서 95.1마일(153km)을 찍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경기 기준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3.6마일(150.6km)였다. 구위만큼은 KBO리그에서 충분히 압도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 이적료 지불하고 데려온 네일, 땅볼 유도 능력 으뜸
네일은 크로우만큼 빅리거 경력이 풍부하지는 않다. 2015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20라우드로 지명을 받은 뒤 2022~2023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17경기 평균자책점 7.40의 기록을 남겼다. 모두 불펜 등판이었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155경기(35선발) 27승17패 평균자책점 4.15의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31경기(3선발) 5승3패 평균자책점 3.66의 기록을 남겼다.
최근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적은 없지만 볼넷을 최소화 하는 스타일을 갖췄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는 9이닝 당 41개의 볼넷을 내줬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9이닝 당 볼넷이 2.6개에 불과했다. 트리플A 기준으로도 9이닝 당 2.7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그만큼 일관된 제구력을 선보였다.
또한 지난해 포심 평균 92.6마일(149km), 싱커 91.7마일(147.8km)의 구위를 자랑했다. 땅볼/뜬공 비율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1.81을 기록하며 땅볼 유도형 투수의 면모를 자랑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1.47의 땅볼/뜬공 비율을 기록했다.
표본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지난해 배럴 타구 허용 비율이 3.1%에 불과해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상급으로 꼽힌다. 배럴 타구 타구속도 98마일 이상, 발사각 26~30도 사이의 타구로 이상적인 타구라고 꼽히는 기준이다. 정타 허용이 낮은 선수라고 보면 된다.
KIA 심재학 단장은 “네일은 현재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이다. 대학 시절과 마이너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많은 경기를 출장했고 다양한 구종을 보유하고 있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이번 영입을 결정했다”라며 “앞으로 국내 선발진들과 함께 힘을 합쳐 KBO 리그에 잘 적응해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KIA 역대 최고 외인, 헥터와 브룩스가 한 시즌에 뛰는 효과?
KIA는 이로써 현역 빅리거 출신으로 원투펀치를 꾸렸다. 외국인 원투펀치를 향한 기대는 그 어느때보다 높다. 현재 네임밸류, 메이저리그 경험 등을 고려하면 KIA가 보유했던 최고의 외국인 투수인 헥터 노에시와 애런 브룩스가 한 시즌에 있는 셈이다.
헥터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시즌 동안 활약하면서 90경기 46승20패 평균자책점 3.79의 기록을 남겼다. 2016~2017년 모두 200이닝 넘게 던지며 이닝이터 역할을 했고 특히 2017년 20승5패 평균자책점 3.48의 특급 성적으로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끈 에이스로 군림했다.
KIA 유니폼을 입기 전,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헥터였고 5시즌 동안 107경기(53선발) 12승31패 평균자책점 5.30의 성적을 남겼다. 크로우와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엇비슷하다.
KIA가 최근 영입한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성공작으로 꼽히는 브룩스는 2020년 23경기 11승4패 평균자책점 2.50의 성적을 남기면서 KBO리그를 압도했다. 2020년 후반기 가족의 교통사고로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고 2021년에는 13경기 3승5패 평균자책점 3.35의 성적을 기록한 뒤 대마 성분이 담긴 전자담배를 주문하는 등 물의를 일으키면서 퇴출됐다. 그러나 단기 임팩트만큼은 KIA 역대 외국인 투수 중 손에 꼽을 정도였다.
브룩스는 KBO리그에서 2.48의 땅볼/뜬공 비율을 기록하면서 엄청난 땅볼 유도 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이는 싱커를 주무기로 땅볼을 유도하는 네일과 닮은꼴이다.
과연 KIA는 외국인 선수 구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기다린 보람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을까. 성과의 기준은 5위 이상의 순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것. 그리고 나아가 대권에 도전하는 것이다. KIA의 빅리거 원투펀치를 향한 기대감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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