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셨던 그 해의 위력을 되찾을까?
[더코리아-스포츠] 지난해 11월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가장 베테랑 선수는 사이드암 투수 박준표(32)였다. 나이 서른이 넘는데도 마무리캠프에 참가하는 의욕을 보인 이유는 재기를 위해서였다. 한때 필승조의 핵심투수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지만 이후 계속되는 부진으로 제몫을 못했다.
박준표의 전성기는 2019시즌과 2020시즌이었다. 2013년에 입단해 불펜에서 조금씩 두각을 나타냈지만 확 뜨지는 못했다. 2019시즌 49경기에 등판해 56이닝을 소화하며 5승2패15홀드, 평균자책점 2.09의 우등성적을 냈다. 이듬해는 50경기에 출전해 7승1패6세이브11홀드, ERA 1.57의 커리어하이 성적을 거두었다. 0.86과 0.95 등 2년 연속 0점대 WHIP를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로도 나설 만큼 남다른 구위였다. 공중에 발차기를 하는 특유의 투구폼에 홈플레이트에서 공의 변화가 예리했다. 주무기 춤추는 커브에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기 일쑤였다. 140km 넘기는 빠른 볼도 던졌다. 우타자 피안타율 1할8푼9리에 좌타 피안타율도 2할4푼1리로 잘 막아냈다. 타이거즈의 주전 불펜투수로 확실하게 올라섰다.
그러나 2020년 8월 초 오른손 인대부상을 당해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9월 중순에 복귀해 시즌을 마쳤으나 손부상은 커리어의 발목을 잡았다. 2021시즌 32경기 출전에 그쳤고 2승4홀드 ERA 5.91에 그쳤다. 2022시즌도 34경기 1승8홀드 ERA 5.40의 성적을 남겼다. 2023시즌도 33경기 28이닝 1승3홀드 ERA 4.50을 기록했다.
더 이상 난공불락의 필승조 투수가 아니었다. 이제는 1군 보다는 2군에 있는 시간이 길었다. 아무래도 손을 다친 것이 투구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특유의 무브먼트가 줄어든 점이 부진으로 이유로 작용했다. 2023시즌에는 박준표 대신 사이드암 임기영이 멀티이닝을 소화하는 특급 필승맨으로 변신했다.
박준표가 슬럼프에 빠진 사이에 불펜진도 변화가 생겼다. 전상현과 마무리 정해영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준영에 이어 최지민까지 좌완불펜투수들이 성장해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 함께 불펜을 이끌던 선수 가운데 박준표 만이 주춤했다.주춤했던 세 시즌을 되돌아보면서 새로운 돌파구와 실마리가 필요했다.
올해 32살을 맞아 더 이상 밀려날 수 없었다. 마무리캠프에서 묵묵히 훈련에 전념했다. 전성기 시절의 예리한 변화구를 찾기 위해 노력을 했다. 이미 작년 10월 경기에서 희망을 보였다. 6경기에서 단 1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을 펼쳤다. 춤추는 무브먼트를 찾으면 박준표의 활용도는 대폭 커진다. 2월 스프링캠프에서 그 가능성을 보여줄 것인지 눈길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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